2009.07.15 23:53
여주 해바라기 마을은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선쯤에 자리 잡은 청정 산골 마을입니다.
얼마 전 기획취재를 위해 해바라기 마을로 향했습니다.
도착 즈음에 풍수지리를 살폈더니 예사롭지 않더군요.
마을 뒤쪽으론 태봉산 자락이 병풍처럼 쳐있고 옆으론 섬강이 괴괴히 흐르고 있었죠.
차에서 내리자마자 농촌의 훈훈한 정취와 인심이 둔필승총을 반겼습니다.
그날 체험행사는 ‘맛있는 해바라기 핫케이크 만들기’였습니다.
여주 봉대초등학교 4,5,6학년생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강사의 설명에 몰입해 있더군요.
재료는 해바라기씨, 핫케이크 가루, 계란, 우유, 해바라기씨 오일 등입니다.
5~6명 씩 조를 짠 학생들은 재료를 받자마자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분주히 제작에 들어갑니다.
계란을 깨고 반죽을 한 다음, 팬에 오일을 바르고 반죽을 붓는데 서로 제가 하겠다고 잠깐 북새통을 이루었죠.
무서운 원장선생님이 연신 호각을 불어댑니다.
“야, 너희들 그러다 화상입어. 맛있는 케이크 먹기도 전에 병원으로 실려 가고 싶냐?”
그제서야 순서를 정하는 녀석들.
여학생들이 많은 조에선 역시 디자인감각이 돋보이더군요.
반죽 위로 해바라기씨를 데커레이션 하는데 하트 모양에 별 모양 등 다양합니다.
시간이 흐르며 입에선 군침이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나더니
성격 급한 몇 명은 선생님 눈치를 살피다 재료인 해바라기씨를 몰래 입에 집어넣습니다.
“꺄 호~~다 됐따아~~”
이 탄성에 간신히 잡힌 질서가 무너져버립니다.
우르르 몰려들어 신기한 듯 본인들이 만들어낸 케이크에 정신이 쏙 빠집니다.
몇 차례 제작과 시식이 거듭된 후 허기가 가신 한 여학생이 제게도 권하더군요.
못 이기는 척 받아 베어 물었는데 학생들 정성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그 여학생이 제게 하는 말 “매일 엄마가 만들어 주신 핫케이크만 먹었는데 직접 만드니 더 맛있어요. 엄마 하나 가져다 드리고 싶은데...”
역시 딸이라니까요.
손수 만든 해바라기 케이크를 들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기념촬영으로 행사는 종료됐습니다.
체험 전에 우리 산천과 농촌의 이해, 우수한 여주농산물 시간도 흥미진진했다고 합니다.
다음 방문 때는 해바라기 쿠키와 인절미를 만들겠다고 각오가 대단합니다.
직접 떡메를 치며 만드는 해바라기 인절미는 외국인 방문객에 큰 인기가 있다더군요.
이곳 해바라기 마을에선 매년 8월 중순 ‘해바라기 축제’가 열립니다.
‘아침 모내기, 점심 비누 만들기, 저녁 해바라기빵 만들기’처럼 하루용 패키지 코스도 마련되어 있고 주변엔 세종대왕릉과 명성황후생가, 삿갓봉 온천, 가마섬 유원지가 있어 투어코스로도 훌륭합니다.
또한 여주는 예부터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미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여주 자채쌀을 비롯해 고구마, 버섯, 장외삼, 배,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이 풍요롭게 생산되는 곳이죠.
8월 축제를 휴가로 놓치신 분들은 9월 해바라기 꽃 축제는 반드시 들려보세요.
농산물경작 및 수확체험도 있고 해바라기씨 빨리 까기 행사도 있습니다.
하이라이트인 4km에 이르는 해바라기 꽃길 걷기에선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바라기 마을-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부평 2리 213-5번지 031-886-8668)
홈페이지 http://sune.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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